VPN 믿다가 해킹 당하는 이유
— 제로 트러스트 보안으로 전환하는 법
VPN이 뚫리는 구조적 원인부터 Zero Trust 단계별 전환 로드맵까지 한 번에 정리
VPN, 아직도 안전하다고 믿으시나요?
솔직히 말할게요. 저도 2~3년 전까지는 "VPN 켜면 일단 안전하지 않나?" 하고 아무 의심 없이 썼어요. 재택근무 시작할 때 회사 IT 팀이 VPN 클라이언트 깔아주면서 "이거 연결하면 사무실이랑 똑같아요"라고 했거든요. 그 말을 그냥 믿었죠.
근데 보안 공부를 좀 해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VPN이 제공하는 '보안'이 생각보다 훨씬 얄팍하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202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재택근무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VPN 사용량도 급증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기간 VPN을 통한 기업 해킹 사고 역시 함께 치솟았어요. 미국 CISA(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와 국내 KISA 모두 "VPN이 이제 기업 보안의 핵심 취약점이 됐다"고 경고하기 시작한 게 이 시기부터예요.
왜 이런 역설이 생긴 걸까요?

VPN이 해킹에 뚫리는 구조적 이유
VPN(가상사설망)의 기본 철학은 '터널링'이에요. 외부에서 접속하는 사용자에게 암호화된 터널을 열어줘서, 마치 사내에 앉아있는 것처럼 내부망에 접근하게 해주는 거죠. 이 개념 자체는 여전히 유효해요.
근데 이게 바로 문제예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뚫리나요?
가장 흔한 공격 경로는 크게 세 가지예요. 첫째는 VPN 소프트웨어 자체의 취약점 악용이에요. Fortinet, Pulse Secure, Cisco 같은 대형 벤더들도 매년 심각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는데, 기업들이 패치 적용을 미루는 사이에 그 틈이 공격 경로가 됩니다. 이건 생각보다 훨씬 많이 일어나요.
둘째는 크리덴셜 스터핑(Credential Stuffing)이에요. 다른 사이트에서 유출된 아이디·비밀번호 조합을 VPN 로그인에 대입해보는 방식인데, 사람들이 여러 사이트에서 같은 비밀번호를 쓰다 보니 성공률이 의외로 높아요.
셋째가 제일 무서운 경우예요. 내부 직원이나 협력업체 계정을 피싱으로 먼저 탈취한 뒤, VPN으로 조용히 내부망에 접속하는 방식이에요. 정상적인 접속처럼 보이기 때문에 탐지 자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실제로 터진 VPN 침해 사례들
이론만 얘기하면 와닿지 않으니까, 실제로 터진 사례를 볼게요. 이거 보고 나면 VPN에 대한 시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카세야(Kaseya) 랜섬웨어 공격 (2021년) — IT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카세야의 VSA 솔루션이 공격받아 전 세계 1,500여 개 기업이 동시에 피해를 입었어요. 공격자들이 VPN 취약점으로 내부망에 진입한 뒤, 관리 소프트웨어를 통해 연쇄적으로 랜섬웨어를 퍼뜨린 케이스예요.
Pulse Connect Secure VPN 제로데이 (2021년) — 미국 국방부, 금융기관, 에너지 회사 등 수백 개 기관이 Pulse Secure VPN의 미패치 취약점으로 공격받았어요. 패치가 나오기 수개월 전부터 이미 해킹이 진행됐다는 게 나중에 밝혀졌죠.
국내도 예외는 아니에요. KISA의 침해사고 분석 보고서를 보면, 국내 기업 해킹 사고의 상당수가 VPN 계정 탈취 또는 VPN 소프트웨어 취약점 악용으로 시작된다고 나와 있어요.
아마 많은 분들이 "우리 회사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근데 막상 현장을 들여다보면, 패치 하나 못 올린 VPN 장비가 수개월째 방치되는 경우가 굉장히 흔해요.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란 무엇인가
제로 트러스트는 2010년 Forrester Research의 존 킨더박(John Kindervag)이 처음 제안한 보안 프레임워크예요. 이름이 곧 철학이에요. "아무도 자동으로 신뢰하지 마라(Never Trust, Always Verify)."
VPN이 "내부망에 있으면 안전하다"는 경계 기반 보안이라면, 제로 트러스트는 "어디에 있든, 누구든, 매번 검증받아야 한다"는 개념이에요.
처음 이 개념을 접했을 때 솔직히 좀 극단적으로 느껴졌어요. "직원도 못 믿는다고?" 싶었거든요. 근데 내부자 위협(Insider Threat)과 계정 탈취가 실제 침해 사고의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신뢰는 '확인 이후에' 주는 거라는 게 오히려 더 합리적이더라고요.

제로 트러스트 3가지 핵심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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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적으로 검증하라 (Verify Explicitly)
모든 접근 요청을 매번 검증해요. 사용자 ID, 디바이스 상태, 접속 위치, 요청 시간, 행동 패턴 등 다양한 신호를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한 번 로그인했으니 괜찮겠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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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최소 권한 원칙 (Least Privilege Access)
사용자가 업무에 꼭 필요한 리소스에만 접근할 수 있게 해요. 마케팅 팀원이 개발 서버에 접근할 이유가 없잖아요. 필요한 것만, 필요한 시간 동안만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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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침해를 가정하라 (Assume Breach)
이미 내부망이 뚫렸을 수도 있다는 전제로 설계해요. 그래서 내부 트래픽도 암호화하고, 이상 행동을 지속 모니터링하며, 피해 범위를 최소화하는 격리 구조를 갖춥니다.
VPN vs 제로 트러스트 — 핵심 비교표
말로만 설명하면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으니, 표로 정리해볼게요. 한눈에 차이가 보일 거예요.
| 구분 | 기존 VPN | 제로 트러스트 |
|---|---|---|
| 기본 철학 | 경계 내부는 신뢰 | 누구도 자동 신뢰 없음 |
| 인증 방식 | 로그인 1회 후 전체 접근 | 리소스마다 지속 검증 |
| 접근 범위 | 내부망 전체 (광범위) | 필요한 리소스만 (최소 권한) |
| 수평이동 차단 | 매우 어려움 | 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으로 차단 |
| 클라우드·원격 환경 | 설계상 내부망 중심 | 클라우드 네이티브, 원격에 최적 |
| 내부 가시성 | 연결 후 내부 가시성 낮음 | 모든 트래픽 로그·분석 |
| 침해 시 피해 범위 | 내부망 전체 위험 | 격리된 영역만 영향 |
| 도입 복잡도 | 낮음 | 중간~높음 (단계적 전환 가능) |
이 표 하나로 왜 기업들이 제로 트러스트로 넘어가려는지 바로 이해가 되더라고요. 특히 '침해 시 피해 범위' 항목이 제일 결정적이에요. 어차피 100% 방어는 없으니, 뚫렸을 때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하느냐가 보안의 핵심이거든요.
단계별 제로 트러스트 전환 로드맵
제로 트러스트로 한 번에 전환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고, 사실 그럴 필요도 없어요. 레거시 시스템이 많은 기업일수록 더욱요. 중요한 건 방향성이지, 속도가 아니거든요.
제가 보기엔 많은 기업들이 "제로 트러스트 = 기존 시스템 전면 교체"라고 오해하는 것 같아요. 근데 실제로는 기존 인프라 위에 보안 레이어를 하나씩 쌓아가는 개념에 훨씬 가까워요. 부담이 생각보다 훨씬 작습니다.

1단계 — 자산 파악 & 아이덴티티 강화
제일 먼저 해야 할 건 우리 조직에 뭐가 있는지 파악하는 거예요. 어떤 사용자가 어떤 시스템에 접근하는지, 어떤 디바이스가 연결되는지 목록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MFA(다중 인증)를 전사적으로 활성화해요. 이것만 해도 계정 탈취 시도의 상당수를 막을 수 있어요.
진짜로. 이게 전부임. 일단 여기서 시작하세요.
2단계 — 최소 권한 접근 재설계
각 사용자·시스템이 업무에 꼭 필요한 리소스에만 접근할 수 있도록 권한을 정리해요. "일단 다 주고 나중에 빼자"가 아니라, "꼭 필요한 것만 열어준다"는 방식으로요. 이 과정에서 오랫동안 방치된 좀비 계정들이 무더기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게 은근히 중요한 정리 작업이기도 합니다.
3단계 — 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 적용
내부 네트워크를 잘게 나눠요. 개발 서버·인사 시스템·재무 데이터·고객 DB를 각각 격리해서, 한 영역이 침해되더라도 다른 영역으로 번지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거예요. 이게 수평이동을 원천 차단하는 핵심 방법입니다.
4단계 — 지속적 모니터링 & 자동화
모든 접근 로그를 수집하고, 이상 행동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차단하는 체계를 갖춰요. SIEM이나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보안 서비스를 활용하면 중소 규모에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어요. 자동화가 완성되면, 사람이 24시간 들여다보지 않아도 이상 징후를 잡아내요.
국내 도입 현황 & 추천 솔루션
국내에서도 제로 트러스트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가 2023년부터 국내 기업 대상 제로 트러스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환이 시작됐거든요. 금융권은 특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요.
| 솔루션 | 유형 | 특징 | 추천 대상 |
|---|---|---|---|
| Microsoft Entra ID | IDaaS | M365 연동 최적, 조건부 접근 강력 | M365 사용 기업 |
| Cloudflare Zero Trust | ZTNA | 가격 경쟁력, 무료 플랜(50명까지) | 스타트업·SMB |
| Zscaler ZPA | ZTNA | 클라우드 네이티브, VPN 완전 대체 가능 | 중대형 기업 |
| Palo Alto Prisma Access | SASE | 네트워크 보안 통합, SD-WAN 결합 | 글로벌 대기업 |
| 지니언스 NAC | NAC/ZTNA | 국내 환경 최적화, 한국어 기술지원 | 국내 중견기업 |
개인적으로 예산이 빠듯한 중소기업이라면 Cloudflare Zero Trust를 먼저 살펴보길 추천해요. 무료 플랜이 있고, 설정도 다른 엔터프라이즈 솔루션들보다 훨씬 접근하기 쉬워요. "제로 트러스트를 처음 맛보는" 용도로는 딱 맞거든요. 거기서 감을 잡고 나면 더 큰 걸 도입하기도 훨씬 수월해요.
자주 묻는 질문 (FAQ)
꼭 그렇진 않아요. 제로 트러스트와 VPN은 서로 배타적인 관계가 아닙니다. 초기 전환 단계에서는 VPN을 유지하면서 제로 트러스트 레이어를 덧씌우는 방식으로 병행 운영하는 기업이 많아요. 다만 장기적으로는 ZTNA(제로 트러스트 네트워크 접근)가 기업 VPN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명확히 움직이고 있어요.
필요해요. 오히려 보안 전담 인력이 없는 소규모 기업일수록 사고가 터졌을 때 대응이 더 힘들고 피해도 치명적이에요. Cloudflare Zero Trust는 최대 50명까지 무료이고, Microsoft Entra ID의 조건부 접근 정책은 M365 구독에 포함돼 있어요. 처음부터 다 할 필요 없고, MFA 강화와 최소 권한 설정만 해도 크게 달라집니다.
솔루션과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에요. Microsoft 365를 이미 사용 중이라면 추가 비용 없이 Entra ID의 조건부 접근 정책을 활성화해서 상당한 수준의 제로 트러스트를 구현할 수 있어요. Cloudflare는 50명 이하 무료, Zscaler·Palo Alto 같은 본격적인 엔터프라이즈 SASE는 연간 수천만 원 이상이 들 수 있어요. 규모에 맞게 단계별로 접근하는 게 핵심이에요.
있어요. VPN을 유지하더라도 ① MFA 필수 적용, ② VPN 소프트웨어 패치 즉시 적용, ③ 접속 허용 IP 화이트리스트 관리, ④ 비정상 접속 시간·위치 알림 설정으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어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제로 트러스트 전환 전까지의 임시 방어선으로는 충분히 의미 있습니다.
네, 있어요.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중소기업 대상 정보보호 컨설팅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과기정통부의 정보보호 산업 육성 지원 정책의 일환으로 중소기업 보안 솔루션 도입 지원도 이뤄지고 있어요. KISA 인터넷보호나라(kisa.or.kr)에서 최신 지원 사업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마무리하며
솔직히 말하면, 제로 트러스트가 처음에는 좀 거창하고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저도 그랬거든요. 근데 결국 핵심은 단순해요. "확인 전까진 아무도 믿지 말고, 꼭 필요한 것만 열어준다."
VPN이 나쁜 기술이라는 게 아니에요. 만들어진 시절엔 충분히 좋은 해답이었어요. 다만 지금은 환경이 달라졌어요. 클라우드, 원격근무, 수많은 디바이스 — 경계 자체가 의미를 잃은 세상에서 경계 기반 보안에만 기대는 건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지금 당장 다 바꿔야 한다"는 압박보다, "오늘 MFA 하나 켜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현실적으로 맞다고 생각해요. 작은 걸음이 쌓이면 어느새 거기까지 가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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